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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4.22 풀꽃도 꽃이다
  2. 2019.03.31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3. 2019.03.23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풀꽃도 꽃이다

2019.04.22 00:45 from Book

 

고등학교 시절에 누구나가 다 읽던 "태백산맥"이후 "조정래" 작가의 책을 읽은 적은 없다. (뭐 원체 소설을 즐기는 스타일이 아니기도 하고...) 아마 16년, 이 소설이 출간될 즈음에 "조정래" 작가의 신작이라는 이유로 주문을 했던 것 같고 이제야 펼치게 되었다. 

 

우선 현 시점 한국의 교육 현실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놀랐다. 70대의 "조정래" 작가는 여전히 한국의 문제를 고민하고 그의 글을 통해 지금도 문제제기를 하고 있었다. 얼마 전 큰 화제가 되었던 "스카이캐슬"보다 더 현실적인 한국의 교육 현실이 이 소설에 담겨 있다. 

 

이 책은 은유나 상징과 같은 소설의 여유(?)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태백산맥의 문체와 표현이 어떠했는지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 소설에서 문학 작품으로서의 글과 표현의 재미, 아름다움을 찾기는 어렵다.  직접적으로 문제와 사건을 이야기한다. 어떤 면에서는 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는 기사와 같다. 그래서 더 대한민국의 교육 문제에 대한 작가의 분개와 조바심이 체감된다. 

 

이 소설을 읽고 나 또한 두 아이의 어버지로서 교육에 대해 생각해본다. 소설에 등장하는 부모들과 나는 과연 얼마나 다를까? 지금이야 아닐 것 같지만 동일한 사건과 상황 앞에서도 나는 다를 수 있을까? 아니 결국 결단과 용기, 신뢰의 문제가 아닐까? 자신이 없다. 소설에서 소개한 다음의 글을 이정표로 삼아야겠다. 

 

"어린 자식이 있다면 최선의 능력을 다해 돕고 지도하고 보고해야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공간을 허용하는 일이다. 존재할 공간을. 아이는 당신을 통해 세상에 왔지만 '당신의 것'이 아니다. 

 

소설로서의 재미는 크지 않지만 아이를 둔 대한민국의 부모라면 한번 정도는 읽어봐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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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타야 열풍이다. 서점으로만 규정하기 조금은 애매한 이 공간에 대해 많은 이들이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미래라고 칭송한다. 직접 눈으로 본 적이 없으니 이런 반응이 생경해 호기심이 들었다.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는 이 궁금증에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비즈니스 관점에 포커스 해서 츠타야를 분석한 책은 아니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것은 츠타야의 창업자 "마스다 무네아키"가 20007년 2월부터 시작한 사원 대상의 블로그에 올려진 1,500건의 포스팅을 재편집해 발행한 책이라는 점이다. 심지어 오탈자, 부적절한 발언, 사실 오인 등이 존재해도 그대로 책에 담았다. 그 시점의 "마스타 무네아키"의 생생한 생각 전달이 더 우선이라는 목표에 충분히 공감하고 마음에 든다. 

 

위계적인 조직구조를 갖고 있고 있고, 회사는 나날이 성장하니 점점 더 최상위 리더의 생각을 모두 공감하는 것이 어려운 세상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중간 단계에서 누락되고 잘못 해석되어 때로는 오해를 낳고 그 오해는 같은 방향이 아닌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리게 한다. 그런 관점에서 리더의 생각과 고민을 진솔하게 블로그를 통해서 전달하는 방식은 꽤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방식은 아니다. 용기와 성실함과 애정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 작업을 10년 넘게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존경스럽다. 어쩌면 이것이 츠타야의 성공의 근원은 아닐까? 

 

몇 가지 울림을 주는 대목을 몇 가지만 간단하게 정리해 본다. 

 

"회사의 규모는 사원 한 사람 한 사람의 꿈의 총계, 바로 그것이니까" 

"경영의 본질은 실패의 허용" 

"리스크를 안는 사람에게만 진실은 존재하는 법이니까" 

"각오가 있다면 피하지 않는다. 
  각오가 있다면 변명하지 않는다. 
  각오가 있다면 도와주는 사람도 나타난다. 

  각오가 있다면 발견의 기회도 생긴다." 

"좋아하는 일을 함께 즐기자.라는 말의 이면에는 남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도전한다는 전제와 미학이 있다." 

"무아몽증, 사람은 명령이 아니라 꿈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임을 알고 꿈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는 생각에 일부러 부탁했던 글귀이다." 
"기획력의 원천은 불가능한 일을 떠안는 용기일지도 모른다." 

"기획의 조건 
 첫째, 그 기획이 고객의 지지를 받을 것 
 둘째, 팔리는 기획일 것 
 셋째, 그 기획을 관여하는 사람이 성장할 수 있을 것 

 넷째, 그 기획으로 사회가 좋아질것" 

 

이 대목들을 마주치면 잠시 책을 덮고 그 의미를 한동안 곱씹게 된다. 하나씩 별도 주제로 고민하고 정리해 보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업의 본질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리스크와 실패보다는 기회와 도전을 중요시하며, 평범한 노력이 아닌 비장한 각오에 기반한 기획을  통해 회사와 직원의 꿈과 성장을 이뤄가는 것. 이것이 "마스다 무네아키"의 목표인 것 같다. 

 

큰 성공을 거둔 고수의 고민과 생각을 친근하게 따라갈 수 있다는 점도 츠타야의 멋진 사진들이 포함된 책의 구성의 편안함도 이 책의 장점이다. 다음에 일본에 가면 츠타야를 꼭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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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2019.03.23 22:40 from Book


누군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이 누구인가요?" 묻는다면 나는 "지금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입니다."라고 할 것이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통해 처음 만난 후 거의 극영화 전작을 다 찾아보았고 한결같이 모든 작품이 좋았다. 영화뿐만 아니라 감독인 그가  궁금해질 무렵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자서전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이 출간 되었다.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마치 애정하는 이의 과거사를 듣는 것 처럼 느껴져 너무 재미 있게 읽었다. 


고레에다 감독의 영화는 극영화이지만 이상하게 다큐멘터리를 본 것 같은 느낌이 강할 때도 있고 어느 장면에서는 소박한 TV 드라마 느낌도 많이 난다. 그의 경력이 TV 다큐멘터리에 시작을 두고 있다는 점을 책에서 읽고 비로소 그 의문이 풀렸다. 또한 정통 영화인이 아닌 자신의 출신을 인정하는 것은 물론(어느 분야에서든 출신을 따지는 것은 여전한가 보다.) 그 시절의 자신의 다짐과 지식을 영화를 통해서 실현하고자 하는 노력도 인상적이다. 


TV 출신인 그가 어떻게 영화로 세계적인 거장이 되었을까? 주제적 관점에서는 다큐멘터리 감독 시절부터 시작된 사회에 대한 끊임없는 문제 제기이고 형식적 관점에서는 경험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형식에 대한 실험과 도전이었던 것 같다. 써 놓고 보니 어느 분야에서도 통용되는 지극히 평범하고 당연한 말인데 그래서 더 거장이 된 이유처럼 느껴진다. (세상의 모든 고수와 천재는 어느 면에서는 같다.) 


인간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끊임없이 무엇이 옳은 이야기 인가?를 고민하고 그 고민의 결과를 영화로 선보이고 있다. 예전에 JTBC 뉴스룸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그 인터뷰에서도 일본에 대한 문제점을 전혀 거리낌 없이 진솔하게 이야기하더라. 다른 국가의 인터뷰에서라면 모르겠지만 한국, 더구나 한국에 방문해서 그렇게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일본인 감독이라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장면으로도 그의 감독으로서의 올곧음을 읽어낼 수 있다. 


가장 재미있는 지점은 역시나 내가 본 작품에 대해서 감독으로서 생각을 이야기하는 대목이다. 이 책에는 2016년작인 "태풍이 지나가고"까지를 다루고 있다. (그 이후 "세 번째 살인"과 "어느 가족"이 더 있다. 이렇게 보니 고레에다 감독은 심지어 부지런하기도 하다.) 영화가 관객에게 닿는 순간 해석은 오로지 관객의 몫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모든 관객은 저마다의 경험과 지식, 감수성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감독의 의도가 어떤 면에서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모범답안을 보는 것 같은 재미가 있다. 어느 면에서는 일치해서 즐겁고, 어느 면에서는 나의 해석이 더 좋네 싶기도 하고, 어느 면에서는 아! 이런 의도도 있었구나 싶다. 그것이 참 재미있다. 


영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또는 고레에다 감독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강추한다. 그나저나 차기작은 언제 나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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