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방송에도 많이 출연하고 유명했던 분인데 이 분의 책을 뒤늦게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그는 창조는 곧 편집이라는 주장을 "에디톨로지"라 명명하고 그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실로 다양한 것들이 동원된다. 그의 전공 분야인 심리학을 기반으로 역사, 음악, 미술, 그의 유럽, 한국, 일본에서의 생활. 개인적인 일상의 경험들을 "에디톨로지(?)" 답게 재편집해 새로운 의미들을 부여한다. 이 책 자체가 어쩌면 "에디톨로지"를 그 자체로 대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개별적인 이야기들은 매우 재미있고 지적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고, 문체 자체가 진지하기 보다는 파계승(?) 느낌나는 진보적이고 스마트한 교수님 느낌이라 쉬이 읽히기도 한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나에게는 딱히 잘 맞는 책은 아니었다. 워낙 다양한 분야가 등장하고 인용되다 보니 미시에 빠져 거시를 보기가 좀 힘들고, 심리학과 철학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데 그 분야는 대학 1,2학년 시절 맑스, 유물론 배우던 아늑한 기억만 존재해서 내공이 얕아 쉬이 따라가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다음의 글귀 들은 인상 깊었다.  

" 명함을 내보이지 않고 자신을 얼마나 자세하게, 그리고 흥미롭게 서술할 수 있는가가 진정한 성공의 기준이다."

" (빌 게이츠의 하버드 졸업식 축사를 인용하며) 우리가 가진 최고의 두뇌가 인류의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쓰이고 있는 가를 자문해보라. 하버드 교수들이 세계 최악의 불평등을 직시하고 고민하도록 가르치고 있는가를. 하버드 학생들은 전 지구의 빈곤이나 기아, 수질 오염, 배울 권리를 갖지 못한 여학생들을, 그리고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에 관해 배우고 있는가를, 지구상에서 가장 큰 특권을 가진 사람들이 가장 가난한 이들의 삶에 대해 배우고 있는가를..." 

 

이 책은 4년전에 쓰여졌는데 당시에 일본에서 그림을 배우던 김정운 교수는 지금은 여수에서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있다. 기이한 분인데 그의 새로운 책(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은 어떤 이야기를 닮고 있을지 궁금하기는 하다. 

Posted by honeybadger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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