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비론

2019. 8. 6. 23:57 from Life note

세상을 양비론의 프레임으로 바라보는 부류가 있다. 이들은 합리적인 중도 또는 전문가의 외피를 쓰고 중간 지점에 앉아 집단이라는 개념이 존재하는 곳에서는 양쪽의 문제점을, 이슈에 대해서는 단점이나 약점을 예리하게 파고들어 촌철살인의 논리로 조목조목 비판한다. 기본적으로 평균 이상의 지성을 갖추었기 때문에 글이나 논리로 본다면 딱히 틀린 것도 없다. 단 한 가지 대안과 애정이 없다. 오직 서슬 퍼런 비판만이 튼실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것에는 명(明)과 암(暗)이 존재한다. 그것이 정치세력이든, 조직이든, 사람이든 그 무엇이든 그렇다. 정의, 평등, 도덕 등과 같은 숭고한 가치라는 명(明)의 옆에는 대체로 비효율성, 누군가의 희생 등과 같은 암(暗)이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미래에 대한 기약이라는 명(明)의 친구는 현재의 고통이라는 암(暗)이다. 결국 현 시점에서 단면을 잘라 보듯이 오직 암(暗)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미래를 보지 못하고 맥락을 읽지 못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것은 어떤 것에 대한 희망의 부재이기도 하다. 무엇인가에 대한 지향과 희망이 존재한다면 그 명(明)을 위해 어느 정도의 암(暗)을 감내하거나 극복해야 한다. 그렇기에 양비론을 펴는 부류는 비겁하고 어떤 면에서는 결핍된 이들이고 가난한 존재들이다. 

 

우리는 미래를 알지 못하고 모든 외생변수를 통제해 낼 수도 없다. 그렇다면 결국 무엇인가에 꿈이나 희망 같은 거창한 것은 아닐지라도 일단 걸고 가보는 수밖에 없다. 부디 이 험난한 여정에 이들이 돌부리처럼 솓아나 그만 발을 걸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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