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상식적으로 잘 이해도 안 되고 규모부터 차원이 다른 투자와 합병을 보면서 그 의사결정의 목표가 궁금했다. 큰 성공과 수익을 얻었지만 그 결과와 상관없이 여전히 모든 그림이 하나의 맥락으로 합쳐지지 않았다. 급기야  소프트뱅크 새로운 30년 비전 발표를 보고서는 "아! 이 사람 정상이 아니다." 싶었다. 좀 이해하고 싶었다. 

 

이 바닥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핵심 서비스를 지구 최강으로 키워내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다. (애플의 잡스, 페이스북의 주커버그, 알리바바의 마윈, 네이버의 이해진 등이 그렇다.) 그런데 손정의는 그들과는 다른 방향의 행보를 갖고 있어 차별적이다. 누군가는 그래서 결국 투자와 합병이 주라서 핵심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런 그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싶어서 선택한 책이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이었다. 이 책을 읽고 그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6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은 매우 흥미진진하다. 기본적으로 시간순으로 쓰여있기는 하지만 그를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시간대를 넘나들지만 복잡하기보다는 그 구성으로 조금 더 손정의를 이해하기 쉽다. 구성도 좋은 책이다. 

 

앞에서 제품력으로 성공한 이들은 주로 하나의 문제에서 출발한 경우가 많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품, 서비스를 만들고 그 가치를 극단으로 올려서 시장을 제패했다. 하지만 손정의는 굉장히 다른 관점을 취한다. 본인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미래, 비전를 정하고 그에 부합하거나 토대가 되는 제품, 서비스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형태의 경영 스타일을 가진다. 초미세의 디테일보다는 비전의 광대함으로 승부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그의 투자와 합병의 행보가 이해된다. 경쟁사를 압도할 기능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경쟁사를 인수해서 시장을 장악하는 스타일이라고 할까? 왜냐면 그 시장이 목표가 아니라 그 시장이 연결된 어떤 세상을 그는 만들고 싶은 것이다. 

 

그 또한 매우 운이 좋은 사람이다. 고비마다 마치 구원자와도 같이 그를 인정하고 알아봐주는 이들을 만나고 그들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를 얻는다. 몇 년을 시한부 인생이었으나 극적인 치료법이 개발되어 건강을 찾는 대목에서는 신의 가호가 함께 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물론 구원자와 같은 은인들의 인정은 손정의 그 자신의 매력과 열정에 기인한 것이며 기회를 성공으로 바꾼 것도 그의 능력임에는 분명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준비되어 있었다는 점, 실패에 거의 다다른 순간에서도 본인의 비전을 결코 포기 하지 않았다는 점, 운을 실력으로 결코 착각하지 않았다는 점이 단순히 운이 좋은 사람으로만 보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소프트뱅크=손정의로 등식화되어 있기는 하지만 손정의 그 주변에는 또 훌륭한 인재들이 함께 했다는 점 또한 중요하다. 물론 그도 직원들의 배신을 겪고 나서 "동지적 결합"의 교훈을 얻기는 했지만 도움을 준 은인들을 잊지 않고 함께 한 동지들과 함께 비전을 공유해 일치시키는 모습은 탁월한 리더의 모습일 것이다. 

 

성공한 이유를 나중에 정리하게 되면 분명 미화되고 그럴듯하게 포장될 수밖에 없다. 이 책도 그럴지도 모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성공한 이들은 분명 어느 한 부분에서는 극단까지 도달한 사람임에는 분명하다. 손정의는 비전과 그 비전에 대한 자기 확신 부분에서 그럴 것이다.

 

재미는 있지만 또 나를 돌아보면 작아지게 한다. 손정의 비전의 토대가 되었던 료마가 간다를 나도 한번 읽어볼까? 

Posted by honeybadger 트랙백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