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리서치를 할 때 우리는 수 많은 솔루션들을 갖고 있다. 아주 간단한 질문 구성법부터 아주 고차원적인 통계적인 분석까지 하나 하나의 방법들은 우리에게 최적의 답변을 주기 위해 개발,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재미 있는 것은 방법론에 집착할수록 대부분 그 결과가 훌륭해지기 보다는 복잡도만 증가하는 경우가 많았고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경우가 많다. 곰곰이 그 이유를 생각해 보면 가장 기본인 프로젝의 문제정의가 확실하게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금과옥조 같은 솔루션을 활용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던 것 같다.

통상적으로 마케팅리서치의 과정은 크게 3가지로 구분이 된다. 첫번째가 문제정의, 두번째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의 설계, 세번째가 수집된 데이터의 해석이다. 그런데 우리는 많은 부분 두번째에만 너무 많은 집중을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첫번째 문제정의가 가장 중요하다. , 해당 마케팅리서치를 통해서 답을 해야 하는 문제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정확한 진단, 정의가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방법의 설계, 분석은 프로젝트가 산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현실에서 보면 프로젝트를 의뢰하는 클라이언트부터 문제정의가 잘 이루어지지 못한다. 예전 포맷대로 제안요청을 하고 관행처럼 제안서를 받는다. 리서치회사는 RFQ에 제시된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보다는 비슷한 주제의 제안서를 참고해 또 비슷한 내용을 제안한다. 슬쩍 새로운 방법론으로 그럴 듯 하게 포장해서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라도 클라이언트가 정말 심도 깊게 프로젝트의 배경이나 목적을 잘 설명해주면 모르겠지만 이 또한 건너뛰고 리서치 회사에 설문이나 방법론 등만 잔뜩 요구한다. 리서치 회사는 적극적으로 클라이언트의 상황을 파악하기보다는 수동적으로 요구사항에 대응한다. 결국 누구도 프로젝트의 근본적인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설문이 개발되고 방법론이 적용된다. 그렇다 보니 분석 또한 관행적으로 하게 되고 결과는 클라이언트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서로 문제를 다르게 이해하거나 하나의 합의된 개념으로 이해하지 못하다 보니 보고서가 작성되면 클라이언트는 이런 것이 아니라는 말만 하고 리서치 회사는 요구 맞춰주기 바쁘다. 물론 제대로 맞춰줄 수도 없다.

문제정의가 확실히 되었다면 고난이도의 방법론이 아닌 잘 정리된 질문 하나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문제정의가 잘 되지 않으니 불안해서 자꾸만 이런저런 방법을 다 기웃거리게 된다. 지금 프로젝트 진행이 무엇인가 깔끔하지 않고 불안하다면 대부분 프로젝트의 근원적인 문제정의가 안된 상태에서 진행되는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목표를 모르고 무작정 달리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리고 분석. 예전에 동일한 데이터를 주고 비슷한 경력의 3명의 사람에게 해당 데이터로 보고서를 써보라고 한 적이 있다. 3명에게 주어진 데이터는 완벽하게 같은 형태의 데이터이다. 그렇다면 그 데이터로 쓰여진 보고서도 비슷할까? 전혀 아니었다. 한 친구는 그냥 그 데이터를 그래프화해서 정리한 수준에서 끝났다. 한 친구는 그래프화도 하고 그 데이터를 자신의 배경지식이나 다른 데이터와 엮어서 조금 더 색다른 이야기를 전달해 주었다. 다른 한 친구는 거기서 더 나아가 대안에 대한 답까지 고민했다. 동일한 데이터를 갖고 보고서를 써도 개인에 따라 그 수준은 다르다. (설령 비슷한 경력의 경험을 갖고 있다고 해도) 어쩌면 바로 이 부분이 통찰의 차이가 아닌지 모르겠다. 동일한 현상을 봐도 누구는 그냥 그 현상자체를 보는 사람이 있고 누구는 그 현상의 이면에 숨겨진 의도와 매커니즘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러한 통찰은 다시 문제정의로 연결된다. 즉 숨겨진 의도와 매커니즘을 떠올리는 사람은 문제를 조금 더 정확하게 이해한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항상 현상을 볼 때 그 현상의 원인이 되는 문제를 염두에 두고 생각하고, 평상시에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그 상태에서 현상을 보면 현상의 의미와 대안이 떠오르게 된다. 반면 문제에 대해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보는 데이터는 그냥 숫자일 뿐이다.

물론 방법론은 새로운 의미를 제공해 주고 조금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 더불어 문제를 현실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일 수 있다. 하지만 역시 가장 기본적인 문제정의가 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모두 무용지물이다. 프로젝트 종료 일정이 빠듯하니 기획 단계를 최대한 가볍게 가져가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 또한 없다.

만약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항상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문제정의 단계에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는지 점검해 보길 추천한다.

 

Posted by honeybadger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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