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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0.04 iPod, 모든 것을 빨아들여라!

블랙홀이란 알버트 아이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근거를 둔 것으로, 물질이 극단적인 수축을 일으키면 그 안의 중력은 무한대가 되어, 그 속에서는 빛, 에너지, 물질, 입자 등 어느 것도 탈출하지 못하는 가상의 공간을 말한다.


눈으로 확인할 수 없으나 그 존재가 분명 있다고 믿고 있는 암흑의 공간 블랙홀……


iPod은 마치 이러한 블랙홀과 많이 닮았다.

글ㅣ 이재명(postmaster@withiPod.net)  




태어나면서부터 흠집에 약했던 이 녀석은 디지털 뮤직 플레이어용 케이스라는 액세서리를 탄생시켰다. 언제부터 우리가 전자제품에 흠집이 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으나 iPod만큼 보석취급을 받는 전자제품은 드물다. 애플의 의도적인 디자인의 결과였는지, 아니면 우연의 일치가 이런 결과를 초래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수많은 iPod용 케이스가 매일 같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케이스로만 시작을 했다. 하지만, iPod 케이스가 제법 ‘돈이 된다’는 게 입증되면서, ‘Made for iPod’ 이전에 벌써 iPod을 위한 새로운 제품들이 하나둘씩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의 움직임은 3세대 iPod 이후 더욱 거세졌다.


1, 2세대 iPod이 주인공이었던 시절만 하더라도 액세서리라고는 기껏해야 케이스, FireWire 케이블, 리모트 정도가 전부였다. 그러나, 3세대가 나오면서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한다. 1,2세대보다 더 얇아지고 예뻐진 iPod이 큰 인기를 끌자, 많은 액세서리 업체들이 iPod에게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3세대 iPod부터는 사진전송, 녹음, 라디오 기능 등이 액세서리를 통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iPod 전용 스피커도 우후죽순 출시됐다. 최근에 들어서는 전용 스피커를 넘어서 iPod 전용 이어폰이라는 개념까지 생겨났다. ETYMOTIC RESEARCH의 ‘ER6i’가 그런 경우로 iPod 전용 제품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iPod 출시 이후 많은 액세서리가 쏟아져 나왔지만 이들은 단지 iPod을 위한 것이었을 뿐, 다른 영역의 제품과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는 영역의 경계가 도미노가 넘어지듯 하나 둘씩 깨져가고 있다.

의류시장에서 iPod이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iPod shuffle이 출시되었을 때 티셔츠의 가슴 부분에 iPod shuffle을 부착할 수 있는 반팔 티셔츠를 선보인 이후, iPod용 의류가 나온 경우는 드물었다. 스노우 보더를 위한 의류용품이 나오긴 했지만 큰 히트를 치지는 못했다.

최근 들어서는 심상치 않은 움직임들이 여기저기 보이기 시작한다. iPod용 가방이 출시되더니, 자켓에 청바지, 급기야는 여성용 속옷까지 등장했다(iPod용 속옷은 정말 의외였으며, 제작자를 한번 만나보고, 어디서 그런 아이디어가 나왔는지 물어보고 싶다).


리바이스는 iPod 수납과 재생이 가능한 청바지인 RedWire DLX 진을 오는 9월 중순경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iPod 컨트롤 패드가 시계 주머니에 부착되어 있어 iPod을 굳이 꺼내지 않아도 컨트롤할 수 있다. 또한 이어폰 수납 및 연결이 가능한 포트가 허리 부분에 마련됐으며, 허벅지에는 iPod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아직 출시가 되지 않아 입어보지는 못했지만 iPod 사용자들에게는 굉장히 유용할 것 같다. 물론, 케이스가 없다면 iPod에 생길 엄청난 흠집을 감당해야겠지만.

스포츠 브랜드의 대명사, 나이키도 iPod이라는 블랙홀을 피해가기가 그리 쉽지 않았나 보다. 애플과 나이키가 선보인 ‘Nike+iPod Sports Kit’과 iPod nano용 스포츠용품은 운동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매우 가지고 싶은 제품이다. 실용성과 함께 스포츠 패션으로 활용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닌가...
소위 우리가 말하는 명품브랜드의 패션쇼에서도 iPod을 만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잡지에서 iPod이 명품 브랜드를 돋보이게 하는 액세서리로 사용이 되기도 하며 iPod을 위한 명품 케이스나 가방이 나오고 있다. 분명 누군가 구입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은 분명하겠지만, 왠지 디자이너들이 iPod 매니아이기 때문에 만드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든다.

iPod을 차량에서 사용하기 위한 차량들이 나온다면 어떨까? 단순히, AUX 포트에 iPod을 연결하는 것만이 아니라, 운전대에 조작버튼을 설치하거나 카오디오의 조작버튼을 이용해 iPod을 컨트롤하고, 덤으로 충전도 가능하다면?

이런 것은 차량을 구매할 때 옵션으로 선택하거나 가까운 카센터에 가서 주문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 회사에서 선보이는 차량에 아예 iPod용 인터그레이션을 장착해서 출시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해외에서는 인터그레이션의 역할을 해주는 제품들이 간혹 선보인다. 하지만, Volvo, CHRYSLER, DODGE, Volkswagen, Jeep, BMW, Benz, Honda 등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자동차 메이커들이 매년 iPod용 인터그레이션을 장착한 모델들을 선보이고 있다. 물론, 전 라인업에 iPod 인터그레이션이 포함되는 것은 아니지만 서서히 모델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얼마 전에는 에이테크 플래시 테크놀로지라는 회사가 휴지 걸이가 포함된 욕실용 iPod Dock ‘iCarta’를 출시했다. iCarta는 iPod 또는 다른 외부 기기와 연결해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고안된 제품으로, 습기에 강한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으며 AC 어댑터를 통해 iPod을 충전할 수도 있다. 화장실에서 거사를(?) 치르면서도 iPod으로 음악을 듣는다니, 마치 사람들이 iPod 없으면 생활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스피커들도 여러 종류가 iPod 전용으로 변신했다. 거실, 안방, 주방 어디를 가릴 것 없이 iPod을 꽂아, ‘AirPort Express’를 이용해 공간 제약없이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단순히 iPod을 손에 들고 다니거나 가방에 넣고 다닌다는 고정된 관념에서 벗어나, 매일같이 우리가 움직이는 동선을 따라 iPod과 관련된 액세서리들을 배치함으로써 언제든지 어디에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이 우리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구축되어 가고 있다. 워낙 다양한 iPod 관련 액세서리들이 출시가 되고 있어 언제 무엇이 나올지 가늠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주위 정황으로 볼 때, iPod이라는 거대한 블랙홀에 점점 더 빨려 들어가는 듯하다. 연간 20억 달러라는 iPod 액세서리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지금 예전처럼 작은 업체들만 아니라 대형업체들이 iPod 액세서리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는 지금, 당연히 좀 더 다양하고 차별화된 제품들이 속속들이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아직 조금 동떨어져 있지만, 지금까지 나왔던 것들 이외에 더 나올만한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우 특이하고도 다양한 제품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어, 가만히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흥미롭다. 여러분도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나올 iPod 액세서리를 한번 점쳐보면 어떨까? 혹시 아는가. 당신의 아이디어가 대박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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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badger 트랙백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