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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08 변해가는 세상과 나의 동지들

가끔 대학교 시절의 동기, 후배, 선배들을 만나면 간만의 만남에 기쁘기도 하지만 그들의 달라진 모습에 놀라곤 한다. 밥벌이나 제대로 할까 하던 녀석들이 이제 어엿한 직장인으로 조직과 사회생활과 처세술에 대해서 열변을 토하는 모습도 낯설고, 선배 말이라면 죽는 시늉은 아니어도 칼처럼 듣던 녀석들이 “에이 형 왜 이래”하면서 애교를 부리는 모습도 나름 귀엽다. 사회와 정의에 대해서 멋진 말들을 뱉어 내던 선배들이 직장인의 비애와 자조 섞인 이야기를 하는 모습에 씁쓸하기도 하다. 그렇게 변해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모습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기도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그런 것이겠지 하면서도 용서하지 못할 줄 알았던 세상과 화해하고 많은 것들에 관대해지는 것이 혹시 세상의 때에 물들어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것이 조금 더 세상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가끔 그런 모습에 알 수 없는 텁텁함이 느껴져 썩 유쾌하지는 않다. 나이가 한 살, 두 살 먹게 되면서 쓸데 없는 겁과 막연하게 착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늘어만 간다. 예전에 나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사람 되었다고 할까? 어느 순간에 쌈닭처럼 부딪치고 다니는 것보다 건강한 긍정의 힘이 더 큰 영향을 발휘한다는 단순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것을 깨달을 수 있었음에 참 감사하지만 거침과 투박함에서 오는 패기와 열정이 조금은 그리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호기롭게 웃는 옛 지인들의 모습을 보며 세상과 그 안에서 그들과 나의 모습을 잠깐 생각해 봤다. 30살이 되면 조금은 삶이 편해질 줄 알았는데… 여전히 삶은 참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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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badger 트랙백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