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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0.04 대우의 세계경영은 과연 무모한 것이었을까?

대우의 묵묵한 성장을 보고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에서 대우맨들이 분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옆나라 폴란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이 현재 기능을 유지하고 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것은 대우맨들이 한결같이 '자존심건 대우부활 의식'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김우중 회장이 90년대 저돌적으로 내세웠던 세계 경영 당시 업계에서 황무지로 여겼던 러시아 동유럽에 과감히 진출하며 뿌려두었던 홍보활동으로 이뤄낸 브랜드 이미지덕도 보고 있지만, 진정한 대우맨들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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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가 돌아왔다

19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서남쪽 끝에 자리한 칸코바 지하철역 인근. 도로변 허름하기 짝이 없는 주변 건물 한켠에 우리에게 낯익은 ‘대우엘렉트로닉스’ 간판이 붙어있다. 건물 입구에는 사고난 차량이 주차돼 있는 등 도무지 한국 기업이 위치할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뿐이다. 대우라는 글귀를 보기 전까지는 그저 자동차 정비소로 착각할만한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자 대우맨들이 하나 둘 보였다.

▲ 왼쪽부터 이민호과장, 어호경차장, 최승철 지사장, 윤중필부장, 장상영대리, 정유신대리

최승철(崔勝澈·52) 대우엘렉트로닉스(전 대우전자) 러시아·독립국가연합(CIS) 지사장은 전(全)주재원을 모아두고 가전시장의 디지털화 속에 생존 비결은 디지털 마인드 배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누가 뭐래도 우리의 목표는 러시아 가전·전자시장에 선두권에 입성하는 것이다. 1990년대 화려했던 날을 반드시 재현하자”고 말했다. 어호경(48) 차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러시아 전자시장의 침체기가 계속되면서 회의 분위기도 더욱 비장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엘렉트로닉스 사무실은 10여년전 모스크바 시내 가장 중심지인 푸슈킨 광장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 사무실은 당시 서비스센터 창고로 활용했던 자리다. 이곳에서 12명의 대우엘렉트로닉스 주재원은 남모르게 성공신화를 이뤄가고 있다.

러시아 가전·전자 시장은 지금 원인모를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업계에선 소련붕괴 이후 닥친 최대 위기로 표현하고 있다. 러시아에 진출한 외국 전자회사들은 올들어 하나같이 속수무책으로 매출액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소니, 필립스 등 경쟁업체들은 지난해보다 매출이 15~50%로 줄었다. 삼성과 LG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러시아에 진출한 외국 기업 중에는 매출이 반토막 나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곳도 있는 상태다.

하지만 대우엘렉트로닉스만는 러시아에 진출한 외국 가전·전자사들과 달리 15%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물론 대우엘렉트로닉스가 전자업계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휴대폰을 판매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매출에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고는 한다. 그러나 러시아 시장에서 한결같이 당하는 업계의 충격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대우엘렉트로닉스의 매출액 신장과정 등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순하게 휴대폰 효과만으로 받아들이기에 힘든 구석이 있다. 그만큼 러시아 전자업계에서도 대우엘렉트로닉스의 분투를 주목하고 있다.

대우엘렉트로닉스 모스크바 법인이 러시아 시장에서 다시금 업계에 관심을 끌게된 배경은 우여곡절 자체다. 1989년 한국기업으로는 가장 먼저 법인을 설립한 이후 1990년대 중반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모스크바 등 3개 법인과 노보시비르스크 등 6개 지사를 운영했고, 한국에서 주재원 50명이 파견돼 모스크바와 시베리아 등 전영역을 누볐었다.

하지만 1998년 대우 부도사태로 그룹이 해체되면서 모스크바 법인도 와해 직전까지 갔다. 정상적인 활동을 하기 어려운 지경이었고, 겨우 모스크바 법인만 명맥을 유지할 정도였다. 그러다가 러시아 시장 포기는 회사의 사망선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모스크바 법인의 최후 보고서가 경영진에게 어필하면서 5년 동안 방치했던 러시아 시장 재공략은 시작됐다.

지난 2003년 대우엘렉트로닉스가 러시아에 본격적으로 가전·전자제품을 출시하면서 1년만에 2억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금년 매출액은 3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대우엘렉트로닉스 러시아 법인은 본사가 운영중인 전세계 법인 매출의 15%를 차지하면서 최대의 캐시 카우(현금생산지)로 떠올랐다.

대우엘렉트로닉스가 최근 4년 동안 매년 두자리수 이상 성장하자 러시아에서는 ‘대우의 부활’과 ‘대우맨들의 투혼’이 업계에서 연일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딜러들 사이에는 ‘잊혀진 대우의 부활’로 표현되고 있다. 더구나 TV 광고는 물론 그럴듯한 옥외광고 하나없이 일궈낸 것이어서 그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드미트리(35) 가전·전자 분야 전문기자는 “대우의 러시아 시장에서의 생존과 부활은 ‘자존심과 헝그리 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러시아 기자들의 지적은 일부 수긍이 가는 부분이 있다. 특히, 현재 주재원 면면을 보면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 지사장은 김우중(金宇中) 전 대우회장이 1990년대 ‘세계 경영’의 기치를 내걸고 러시아·동유럽에 진출할 때 루마니아라는 축을 맡았고, 윤중필 부장은 동유럽 전진기지로 삼았던 러시아 법인의 창설멤버였고, 리투아니아에 주재하고 있는 김유명 부장은 아제르바이잔과 발틱 3국 전담맨이었다.

여기에 러시아 딜러들을 상대로 죽기살기로 ‘보드카 세일즈’를 해온 어호경 차장과 김택현 과장 등의 맨몸 투혼이 가세하면서 조직력을 갖췄다. 이들은 지난 1991년 국내업체 중 가장 먼저 러시아에 진출, 한국 기업의 명성을 떨쳤다가 1998년 대우 그룹 부도 사태로 영업망 전체가 무너지면서 시장을 접어야 했던 쓰라린 과거를 기억하며 와신상담(臥薪嘗膽) 해왔다.

최 지사장은 “그날 이후 주재원들은 심한 자괴감을 딛고 오직 ‘대우부활’을 위해 매진해왔다”며 “딜러를 상대로한 맨투맨 세일즈, 발빠른 현지 조립생산 체제 가동, 연 100회 플러어세일즈맨(매장 점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득 마케팅을 실시하는 등 발로 뛰는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대우엘렉트로닉스의 성장은 러시아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제특구로 지정된 러시아의 역외(域外) 영토 칼리닌그라드에 조립 생산망을 구축하고 러시아 판매되고 있는 제품의 80%를 공급해 온 것이 탁월한 선택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재원들은 다행히도 러시아 시장은 노력만큼 결과가 주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우엘렉트로닉스 주재원들의 목표는 지난 90년대 중반까지 유지해왔던 러시아 전자 시장 점유율 20% 장악이다. 최 지사장은 “현재 사무실은 전성기 때 창고로 쓰던 건물이었다”며 “하지만 주재원들은 이곳에서 반드시 성공해 시내 중심가에 최고의 사무실을 마련하리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러시아에서 대우맨들은 신흥시장 브릭스(BRICs)에서도 가장 커다란 성공 신화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 그들은 지금 한국에서 러시아에 진출한 지상사 주재원 중 가장 열악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묵묵히 일하고 있다.


쓰러진 왕가의 재건을 위한 기사들.... 같은 분위기가 꽤나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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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badger 트랙백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