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스티브잡스를 이야기 할 때 자주 나오는 이야기 중에 하나는 애플, 스티브 잡스는 시장조사, 마케팅리서치를 하지 않는다 라는 사실이다. 심지어 과거 마케팅부서에서 마케팅 리서치를 해야 한다고 했을 때 스티브 잡스는 마케팅 리서치는 무의미하고 어떤 의미도 줄 수 없다고 강하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 일화를 들며 시장 조사의 무용성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한다. 마케팅리서치를 주요 roll로 삼고 있는 입장에서는 참 반박을 하고 싶은데 현 시기 가장 위대한 혁신가로 일컬어지는 스티브잡스가 그렇게 말했다고 하고, 마케팅리서치를 안하고서도 애플은 연속적인 큰 성공을 실제 했기 때문에 할 말이 별로 없다.  그리고 실제 마케팅리서치를 통해서 큰 비즈니스적인 성공이 있었는가를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서 살펴보더라도 찾기는 힘들다.(소소한 작은 성공은 있었지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케팅리서치의 전면적인 무용론을 단지 애플과 잡스 케이스만 갖고 이야기하는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생각한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이들 또한 잡스가 아니고 애플이 아니지 않는가?

물론 마케팅리서치가 가치가 없다고 이야기 하는 이유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우선 마케팅리서치에 대한 오해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마케팅리서치는 완벽한 솔루션이 아니다. , 마케팅리서치를 한다고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혁신적인 그 무엇인가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니며, 지금껏 한번도 볼 수 없었던 그 무엇인가를 발견할 수 있는 경우도 많지 않다. 그렇다면 왜 마케팅리서치를 하는 것일까? 우선 당면한 문제에 균형 잡힌 시각을 가이드 해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문제가 있는데 그 문제의 원인 중 어떤 것들이 가장 크고, 어떤 것들이 작은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줄 수 있다. 그것을 통해 문제의 현황을 조금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 물론 이 부분은 마케팅리서치를 하기 전에 전혀 모르는 사항이 아니다. 어느 정도 이러저러한 것들이 원인이다라고 대부분 예측할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어떤 것이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가지는지 정확하게는 모르기 때문에 마케팅리서치를 통해 그 결과를 알았을 때 비로소 다음 단계의 고민들로 넘어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많은 사람들이 마케팅리서치 결과를 보면서 다 알고 있었던 내용들이라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결과를 통해서 확신하고 이후 행동을 하는 것과 확신 없이 행동하는 것은 대단히 큰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 부분의 가치는 분명 크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마케팅리서치는 그 자체로 혁신을 도출할 수는 없지만 혁신에 관한 좋은 아이디어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이 부분은 마케팅리서치 홀로 가능한 부분이 아니라 마케팅 리서치 결과를 보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대상 또한 중요하다. 즉 마케팅리서치 결과를 통해서 이전에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무엇을 해야 할지 불명확한데 정확한 핵심을 파악해 어떻게 해야 할지 확연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그런 아이디어 그리고 액션을 점화시킬 수 있을 정도로 마케팅리서치가 좋은 인사이트를 담고 있어야 한다.

정리하면 마케팅리서치가 아주 큰 혁신을 이야기해주지는 못하지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에게 문제의 현황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하고, 이전에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게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이 되기 위해서는 3박자가 잘 갖추어져야 한다. 방법론을 정말 잘 설계하고 오류 없이 데이터를 수집하는 리서치회사, 내부의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이를 리서치로 어떻게 해결할지 판단이 뛰어난 리서치 담당자(코디네이터), 리서치 결과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사업부, 제품 담당자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하며 각자의 통찰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이 중에 어느 하나라도 문제가 있으면 경험상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마케팅리서치 자체를 한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 하느냐가? 100배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마케팅 리서치가 정량, 정성적인 데이터를 모아 해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정이고, 이 과정에서 정량, 정성 데이터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180도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별거 아니라 여기는 부분이 누군가에게는 핵심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찰을 갖고 있는 사람이 중요한 것이다. 물론 모자란 통찰을 다양한 기술적인 방법론, 지식으로 일정 정도는 보완할 수 있다.

마케팅리서치는 전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혁신을 도출하는데 있어서 약점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는 일반적인 마케팅리서치가 기존의 소비자의 경험, 평가에 기반하고 있고, 소비자들의 경우 자신이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자신들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아이폰이 나오기 전에 아이폰과 같은 개념의 스마트폰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얼마나 되었겠는가? 아마 그런 개념을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을 것이고, 써보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개념을 설명한 들 평가하거나 의견을 내기가 힘들 것이다. 아마 이 지점이 애플, 잡스가 마케팅리서치를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케팅리서치도 진일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단순하게 질문을 하고 그 질문의 결과만을 보여주는 것은 큰 가치가 없다. 그 질문에 대해서 그렇게 답변한 결과가 실제 제품, 회사에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고? 그렇기 때문에 어떤 것들을 해야 한다와 같은 나름의 통찰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들이 나와주어야 하며, 천편일률적인 설문조사에서 벗어나 조금 더 정교하고 정확하게 소비자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너는 잘하고 있는가?라고 물어보실 수 있을 것 같은데 마찬가지로 참 자신이 없다. 나름 노력은 해왔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아직은 마케팅리서치 전문가로서 다른 이들이 갖지 못한 통찰의 깊이도 얕고(통찰이 있기나 한 것인지?) 방법론적인 측면도 비용과 일정 핑계를 대면서 많은 실험을 하지 못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마케팅리서치의 가능성과 유효성에 대해서 아직 걸고 있는 것들이 많다.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가 IT 회사이다 보니 마케팅리서치의 역사가 짧고, 또 대부분 많은성공들이 어떤 데이터나 현상에 대한 분석부터 시작한 것이 아니라 다들 개인적인 통찰에 기반해 이루어낸 것들이라 마케팅리서치를 어떻게 써야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도 있고, 효과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몇몇의 경우는 중요한 인사이트를 발견했고 그것들이 실제 서비스 담당자에게 새로운 아이디어의 단초가 되었던 적도 있다. (혼자만의 생각이면 어떻하지?^^) 아직은 작지만 개인적으로는 중요한 성취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선 효과성에 대해서 많이 알리고 싶고, 문제를 겪고 있는 대상과 적극적인 융합을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단순한 결과 제공자가 아닌 함께 문제를 고민하고 미약하지만 해결방안도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이 필요할 것이다.

IT 회사에서의 마케팅리서치라는 부분이 아무도 걸어본 길이 아닌지라 선택했고, 그래서 참 재미도 있지만 역시 기존의 전통적인 업종 대비 쉽지는 않은 것 같다. 경험한 사람이 없으니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곳도 제한적이고, 넘어야할 선입견도 많다. 하지만 그 반대편에 존재하는 가능성이 있기에 존경하는 잡스님께서 필요 없다고 해도 의기소침해지지는 않을 생각이다. 리서치 관련한 일을 하시는 분들 중 시장과 소비자(유저)의 가치와 가능성을 믿는 분들이라면 서로간의 중요한 노하우나 의견을 나누는 것도 참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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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 24일에 입소스코리아가 주최한 세미나에 다녀왔습니다. 요즘 리서치 회사에서 주최하는 세미나가 참 많네요. 이전에 TNS, AC닐슨에서도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애석하게도 그날마다 일정이 있어서 해당 세미나는 참석을 못했습니다. 최근 세미나를 통한 마케팅에도 많은 리서치 회사들이 공을 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와중에 입소스 세미나만 지난 번에 이어 연속 두번 듣게 되었네요.


세미나 시작 전 입소스 작년 성과를 말씀해 주셨는데 2010 230억의 매출액을 올렸고 회사 규모도 엄청 성장했더군요. 듣기로는  기존 RI 멤버들이 TNS 합병 후 많이 조인했다고 하는데 RI의 성과들이 많은 부분 입소스로 전이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라고요) 하지만 최근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대표적인 회사가 입소스임은 틀림 없는 것 같습니다.

이번 세미나의 주제는 "Building Profitable Brands"였습니다. 한국어로는 돈 버는 브랜드 전략이라는 굉장히 직관적인 행사명을 달았더군요.  중간 break 시간에 금화, 금괴 모양의 초콜릿도 제공해 주고요.^^  세부적으로는 3개의 세션으로 구성이 되었습니다. 첫번째 세션은 강력한 브랜드 구축(신규 브랜드 개발 및 기존 브랜드의 재도약) 두번째는 브랜드 자산관리, 세번째는 마케팅 믹스 최적화였습니다. 이중 첫번째 세션은 지난 번 입소스가 진행했던 신제품 개발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새롭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입소스가 갖고 있는 RED 지표의 활용성과 그를 통한 정확한 결과 예측에 있어서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적용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세션은 두 번째 세션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그 동안 잘 정리되어 있지 못한 브랜드 관리 측면을 하나의 프레임으로 잘 정리할 수 있게 해주어 좋았습니다. 몇 가지 인상 깊었던 내용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브랜드 진단에 있어서 카테고리 관여도와 가격 민감도를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브랜드를 평가할 때 브랜드 자산 측면에서 평가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죠. 브랜드의 품질, 브랜드의 대중성/인기, 브랜드의 친숙도, 브랜드의 독창성, 브랜드와의 연관성 들이죠. 이 속성들이 우수할 수록 높은 브랜드자산을 형성하고 각 속성들의 차별적인 우위에 의해 경쟁 브랜드와는 차별되는 브래드 포지셔닝을 형성하게 되죠. 물론 브랜드의 우위, 열위 지점도 파악이 가능하게 되고요. 그런데 과연 이 속성들만을 파악하고 관리하면 브랜드를 잘 평가할 수 있고 관리 또한 잘 하게 될까요? 입소스는 여기에 다음의 2가지를 더 고려해야 한다고 합니다. 바로 브랜드가 속해 있는 업종, 카테고리에 대한 민감도를 더 고려해야 한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동의하는 부분인데요. 브랜드가 식품인지? 명품가방인지?에 따라서 실제 브랜드 관리는 굉장히 큰 차이가 나고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대해서 가지는 태도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가격입니다. 100원 짜리 브랜드와 1000만원 짜리 브랜드간 소비자들의 관여도 차이가 매우 크고,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 관리도 다르게 접근해야 하겠죠. 입소스는 이 처럼 카테고리 관여도와 가격 민감도까지 고려해서 전체적으로 브랜드 건강도(health)라는 개념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저 또한 그 동안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 간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본 이미지의 저작권은 입소스에 있습니다)


2. 브랜드 건강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기본적으로 충족되어야만 하는 요소( requirment), 일정 수준 이상 제공되면 획기적인 영향을 미치는(reward)로 구분할 수 있다.

또 한가지 브랜드 건강도에 있어서 여러 구성요소 뿐만 아니라 광고, 프로모션 등을 requirment, reward로 구분해서 파악이 가능하다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제로 브랜드를 관리함에 있어서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소들이 있는데 그 요소들이 모두 같은 성질을 갖고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떤 요소들은 기본적으로 충족되야하고 누락되었을 경우 바로 문제가 발생하는 요소들일 것이며(requirment), 어떤 요소들은 일정 수준까지는 큰 차이를 발생시키지 않지만 어느 수준 이상이 되면 브랜드에 매우 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reward)일 것입니다. 이런 구분과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한정된 자원을 최적으로 사용하는데 가이드를 제공해 주기 때문입니다. requirment는 어떤 일이 있어도 고정적으로 투자를 해야 하는 영역이며, reward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한 요소들인 것이죠.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 인 것 같지만 입소스의 브랜드 모델은 이와 같은 개념 하에서 브랜드를 진단하고, 개선점을 파악해 대응 방향까지 고려를 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마케팅믹스 등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저는 가장 크게 이 2가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입소스의 모델을 근거로 브랜드를 진단해 보고 싶네요. 물론 제가 속해 있는 회사의 브랜드에 적용하기에는 꽤 많은 난항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웹서비스의 업종에 대한 민감도를 과연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부터 문제입니다. 또한 웹서비스의 경우 돈을 지불하고 이용하지는 않기 때문에 가격 관여도 고려도 애매해 집니다. 온라인 게임도 마찬가지 이고요. 근본적으로 웹서비스, 온라인 게임의 브랜드 자산 자체의 프레임은 전통적인 브랜드와 근본부터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입소스의 모델은 꽤 매력적인 모델이지만 다양한 브랜드에 적용하는데 있어서는 각각에 맞게 수정, 보완이 되어야 하겠죠. 하지만 전통적인 전자나 FMCG 같은 경우에는 바로 적용을 해도 의미 있는 결과들을 전달해 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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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는 리서처가 리서치 회사를 떠나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봤는데요. 이번에는 그렇게 떠난 리서처의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대부분 리서치 회사에 있다가 다양한 업종에 있는 회사의 리서치 담당자, 통상적으로는 리서치 코디네이터로 불리는 직군으로 옮겨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물론 전혀 다른 부분으로 가시는 경우도 많지만) 을에서 갑이 되고, 대부분 큰 대기업으로 가시는 경우가 많아서 어떻게 보면 잘 풀렸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모든 것들이 잘 풀리는 것은 아닙니다. 리서치 코디네이터로서의 또 어려움과 고민이 생겨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항상 꿈꿔오던 업종으로 오게 되어서 그 자체로 참 기뻤지만 막상 새로운 위치에서 이전에 리서처와는 다른 형태의 미션을 갖게 되니 이 부분도 참 쉽지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는 재미있게 그리고 나름 설정한 목표를 갖고 일하고 있기는 하지만요. 그렇다면 어떤 어려움이나 고민이 있을까요? 제 경험과 그리고 같은 입장에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1. 요구되는 역량 자체가 다르다.
제가 처음 느꼈던 것은 외부의 리서처와 내부의 리서치 코디네이터가 거의 같은 일을 하는 것 같지만 요구되는 역량 자체가 확연히 다르다고 점입니다. 리서치 방법론과 같은 전문적인 지식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업종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며, 리서치의 주제가 내부적으로 어떤 배경과 목적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결과를 도출해야 하는지? 와 같은 질문이 무척 중요합니다. 또한 결과를 사용하게 되는 사업단위의 상황 파악과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합니다. 물론 외부 리서처도 이런 부분에 대한 중요성은 마찬가지이지만 실제 체감되는 수준은 완전 다릅니다. 아무리 리서치 방법론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어도 후자로 이야기한 부분이 잘 되지 않으면 절대 좋은 리서치 코디네이터가 되기 힘들다 봅니다. 그런 면에서 가끔 회사가 속한 업종에 대한 지식이나 관심이 없는데 그 회사의 리서치 코디네이터로 일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예를 들어 전자회사를 다니면서 전자 제품에 별로 관심이 없고, 통신 회사를 다디는데 통신쪽에 별로 쌓인 지식이 없으며, 웹서비스 회사를 다니는데 웹서비스를 평균적인 유저보다도 덜 사용하는 경우들 입니다. 리서치 회사에서는 짧은 기간에 해당 업종에 대해서 스터디하고 진행하면 아마 큰 문제가 없었을테지만 리서치 코디네이터에게는 이런 경우라면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큰 탈 없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도 있고 결과도 도출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의 진전이 없습니다. 만약 현재 리서처에서 일반 기업의 리서치  코디네이터로 이직을 고려하신다면 그 기업의 제품, 서비스에 나는 얼마나 관심이 있고 애정이 있는가?를 한번 꼭 고민해 보셨으면 합니다.


2. 이제 당신은 더 이상 메인이 아니다.
리서치 담당자로 기업에 들어오게 되면 지원 역할이지 메인이 아닙니다. 리서치 회사에서는 리서처가 매출을 일으키는 핵심구성원이지만 일반 기업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지원자, 조력자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통적인 조직내 성장 관점에서 한계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리서치와 연결된 roll의 수장이 성장할 수 있는 한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실제 사업도 기획도 해본적이 없는 리서처에게 사업을 맡기기에도 너무 많은 리스크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조직의 인정, 보상에서도 일정정도 벗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다른 roll로 전환을 하거나, 다시 리서치 회사로 컴백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이 부분에 대해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리서치를 조금 더 확장, 발전시켜서 조직내의 비즈니스 문제 해결, 통찰을 제공하는 guru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멋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역량과 경험도 많아야겠고 또 실질적인 멋진 결과도 내야겠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어떤 지위나 권력이 아니라 잘 보이지 않지만 결과에 대한 사업부서의 신뢰, 그를 통한 명예 같은 것들을 얻을 수 있다면 그러한 가치도 충분히 걸어볼만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내에서 메인에 속해서 높게 성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가치라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많이 힘드실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리서치 역량을 기본으로 roll을 전환하는 방법을 빨리 찾는 것도 좋다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소비자, 유저, 시장에 대한 이해, 데이터 분석력은 어떤 일을 하든 든든한 토대와 강점이 된다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roll을 수행한다고 해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3. 바쁘게 몰아치는 일에 중독되어 있다면 조금은 다른 발상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리서치 회사에 있는 리서처는 너무 바쁩니다. 거의 매일  늦게까지 야근을 하고 일에 빠져살죠. 힘들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많은 분들이 어쩌면 그렇게 바쁘게 일하고 빠르게 결과를 보고 성취감을 얻는 행태에 중독되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일반 기업으로 들어와서 리서치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게 되니 이전 대비해서는 확실히 시간적인 여유가 많이 생깁니다. 처음에는 여유가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그 여유가 사람을 매우 불안하게 하더군요. 그때 아! 내가 빠른 리서치 프로젝트의 성취감들에 많이 중독되어 있었구나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그 여유가 어쩌면 조금은 더 창의적인, 이전에 생각해 보지 못한 것들을 고민하기 위한 여유가 되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특정 프로젝트 진행이 아니라 주제에 대해서 따로 공부하는 시간, 리서치 결과와 연결지어 분석해야 할 내부의 수 많은 데이터를 봐야 하는 시간, 프로젝트 주제에 연결된 내부 구성원들의 의견, 통찰들을 듣고 수집해야 하는 시간, 모호한 방향성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액션으로 연결될 수 있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고민하는 시간이 되어야 하는 것이죠. 이 부분은 누가 하라고 강요하는 부분도 아니고, 하지 않아도 결과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즉 창의적으로 찾고 고민해서 해야 하는 일들인 것이죠. 저도 100% 완벽하게 하지는 못하고 노력만 하고 있는데도 시간이 모자랍니다.  딱 리서치 프로젝트 진행만 하겠다는 마인드가 아닌 이슈가 되고 있는 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말처럼 쉬운 것 절대 아니라는 것 저도 잘 알고 있고, 알지만 잘 못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4. 다른 스폐셜리스트와 융화하고 함께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처음 제가 리서치코디네이터로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리서치에 대한 경험이 전무했습니다. 처음에는 아! 이런 동료들이랑 어떻게 리서치 프로젝트를 진행하나 싶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의외의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저는 도저히 보지 못하는 통찰과 아이디어들을 그 동료들이 전달해 주더군요. 비록 조사방법론을 잘 모르고 설문지를 만들거나 FGD 셋업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모르지만 프로젝트의 주제에 대한 문제가 무엇이고 어떤 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정말 좋은 의견과 대안을 그 동료들을 통해서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마 리서치 코디네이터로서 일하게 되시면 동료들이 모두 리서처 출신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프로젝트를 의뢰한 사업부서는 리서치에 대해서 잘 모를 수 밖에 없고요. 그렇지만 그 동료들 사업부서는 또 다른 관점에서 문제해결의 전문가들이며, 리서처 출신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볼 수 있는 내공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과 어떻게 융화하는지가 좋은 결과를 내는데 참으로 중요합니다.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 IDEO나 인텔의 민속지학에 기반해서 리서치를 진행하는 팀은 리서치 전문가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 제품 기획자, 마케터, 인문학자, 고고학자 등의 이질적인 배경을 가진 이들로 구성이 되어 리서치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이전에 발견하지 못했던 다양한 통찰들이 발견된다고 합니다. 저 또한 매우 공감을 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리서치팀은 리서치 전문가로 구성되기 보다는 다양한 다른 토양을 갖고 있는 이들로 구성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그래서 더욱 강하게 갖고 있습니다.

리서치 코디네이터로 일한지 저도 4년이 되어가네요. 그 동안 즐겁게 그리고 열심히 일해왔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문제 해결의 전문가가 되지도 못한 것 같고, 여전히 조직내에서 리서치가 좋은 지원도구로 완벽하게 스며들지도 못한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이 요즘에는 참으로 힘든 부분입니다. 무엇인가 새로운 아이디어와 조언들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도와 상황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마 저와 같은 비슷한 고민들을 많은 리서치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시는 분들이 갖고 계실 것 같고, 리서치 코디네이터의 전환을 생각하시는 리서처 분들은 한번 정도는 깊게 고민해 봐야할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배운 것이 리서치라 너무 리서치를 고집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지만 그 가능성이 있다 생각하기에 또 달려봐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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