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Note'에 해당되는 글 81건

  1. 2013.02.28 고마웠다. 마케팅리서치 (7)
  2. 2012.09.22 마케팅리서치 무용론에 대한 변명 (2)
  3. 2012.07.27 문제정의의 중요성에 대해서

지금 회사에서 근무한지도 어느덧 6년 정도가 되었다. 6년 동안 가장 많이 했던 업무는 전사 및 계열사의 마케팅리서치 프로젝트 수행이었다. 중간 중간 사업기획이나 전략지원, 사업제휴 등의 프로젝트도 진행을 했지만 메인은 역시 마케팅리서치였다.

그리고 아마 올해부터는 마케팅리서치 업무가 아닌 사업단에서 기획업무를 하게 될 것 같다. (아직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물론 마케팅리서치 업무를 계속할 수도 있었지만 일정 정도 성장의 한계점에 다다른 느낌도 있었고 또 조직에서도 업무의 변화를 원하기도 해서 일단 그렇게 결정을 했다.

돌아보면 마케팅리서치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크다. 아직 더 해야 할 것도 많고 지금까지보다 더 기여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언자, 지원의 역할보다는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은 없지만 실제 기획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컸던 것이 사실이다.

 

 

처음 입사하면서 마케팅리서치를 시작하며 다짐했던 목표는 명확했다. 서비스, 게임의 기획 출시까지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요 이슈를 정리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도구로서 성장시켜 보자는 것이었다. 결과는 중간 중간 나름의 성취는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먼저 인터넷서비스, 게임과 마케팅리서치의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실제 서비스는 속도가 무척이나 중요한데 마케팅리서치의 속도가 이를 잘 따라가지 못했고 서비스와 게임의 특성을 반영한 방법론도 많지 않았으며 이에 대한 방법을 찾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

더불어 데이터 분석에 의한 서비스, 게임의 기획보다는 감성, 영감에서 시작하는 서비스의 특성과 관행간의 괴리도 존재했다. 이 부분에서는 확실히 개인차가 존재했던 것 같다. 마케팅리서치 결과를 통해 자극과 아이디어를 얻어서 서비스에 잘 녹여내는 이가 있는가 하면 단순한 참고 데이터 정도로만 활용하는 이도 존재했던 것 같다.

상위의사결정권자의 의지도 중요했다. 지원의 도구로서 잘 활용하고자 했던 분도 계셨지만 단순 지원으로만 기능하기를 기대하는 분도 계셨었다. 전자의 경우는 영역이 확장되어 마케팅리서치가 아닌 문제 해결 역할까지 확장이 되었지만 후자의 경우는 수동적인 지원 역할에 충실해야 했다.

이런 상황적인 문제들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개별적인 프로젝트의 완결성에만 중점을 두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하나의 기능, 도구로서 더 잘 쓰이게 하기 위한 외부적인 노력들을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실무진이 고민할 이슈가 아니지 않을까라고 고민만 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인터넷 서비스, 온라인 게임 영역에서 마케팅리서치는 실제 기획자에게 영감을 주는 수단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새로운 현상이나 트렌드를 전달하고 불명확한 상황을 명쾌하게 보여주고 이용자의 정확한 의도와 니즈를 정리해 주는 것 아마도 그것이 맞는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반대로 기회영역에서 조금 더 마케팅리서치의 활용성 또한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잘 몰라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던 것 같다.

이용자의 니즈가 인터넷 서비스와 온라인 게임에서는 더욱 불분명하고 잘 드러나지 않는다. 라이프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일상적이어서 이기도 하고, 이용자도 자신이 원하거나 불만족하는 것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 부분이 마케팅리서치가 잘 못했던 영역이기도 하고 반대로 그 가치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더욱 많은 니치시장과 세분화된 니즈를 갖게 되는 모바일에서는 더욱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물론 모바일에서의 방법론은 더욱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개인적으로 마케팅리서치를 통해서 얻는 것은 거시적인 시각과 이용자 입장에 대한 이해일 것이다. 반면 부족한 것은 특정 영역에 대한 깊이일 것이다. 마케팅리서치 베이스를 갖고 시작하는 기획업무라는 것이 가능성이 있는 도전일까 여전히 의구심이 드는 건 사실이다. 어떻게 보면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가장 획기적인 업무의 전환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수 많은 서비스와 게임을 보고, 이용자를 직접 또는 데이터로 만나면서 갖게 된 역량이 또 나의 가장 큰 장점이 되지 않을까?

가치 있고 의미 있는 무엇인가를 세상에 내어놓을 수 있을까? 그것이 지금은 나의 가장 큰 고민이다.

덧붙임

마케팅리서치를 주된 테마로 했던 블로그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것도 고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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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이 마케팅리서치를 통해서 나온 제품이 아니라는 점, 소비자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답할 수 없다는 점 등이 이야기되며 요즘 부쩍 마케팅리서치의 무용론이 대두되는 것 같다. 물론 애석하게도 위에 2가지 사실은 모두 맞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 마케팅리서치에 대한 오해 또는 몰이해가 존재한다.

 

아이폰은 마케팅리서치를 통해 이용자의 이용행태를 살펴보거나 니즈를 도출해서 세상에 나온 제품이 아니다. 그보다는 기존부터 시장에 존재했던 스마트폰에 대한 니즈를 애플이 기술, 디자인, UX, 어플리케이션 등의 혁신을 통해 정확하게 충족시켰다고 봐야한다. 아이폰 이전에도 스마트폰, PDA 폰 등이 시장에 존재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품은 실패했다. 기존 제품들은 소수의 얼리아답터들이 불편함을 감수하며 장난감처럼 이용하는 제품에 불과했지 기술적 관심이 전혀 없는 일반 대중이 이용하기에는 수 많은 barrier들이 존재했고 이를 전혀 해결하지 못한채 시장에 출시되었다.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하지만 애플은 이 barrier들을 아주 나이스하게 해결해 일반 대중이 쉽고 편하게 이용이 가능한 스마트폰을 제공했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스티브잡스, 조나단아이브 같은 통찰력이 뛰어난 사람이 존재했다. 그들은 스마트폰 카테고리 제품에서 이용자 입장의 문제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마케팅리서치는 필요가 없다. 제품을 개발하는 주체가 문제의 정의부터 해결방법까지 나름의 통찰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애플 그리고 스티브잡스와 같은 통찰을 보유하고 있는가? 중요한 것은 마케팅리서치를 할 것인가? 하지 않을 것인가? 가 아니라 문제정의와 그 해결방법의 도출에 있어서 해당 기업이, 담당자가 통찰을 보유하고 있는가?이다. 애플은 그 통찰을 보유하고 있었고 그 통찰을 얻기 위해서 마케팅리서치가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마케팅리서치를 안했기 때문에 아이폰이 나온 것이 아니다. 오해하지 말고 자신의 기업이 애플이라고 자신이 스티브잡스라고 착각하지 말자.

맞다. 소비자, 더 넓게 인간이라는 존재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비로소 제품을 손에 들어보거나 서비스를 받아봐야 자신이 원했던 것이 이것이라는 것을 안다. 또한 어떤 경우에는 대단히 이성적이지만 또 다른 경우에는 대단히 감성적이다. 말과 행동이 다르고 자신이 생각하거나 느끼는 것을 정확하게 표현하지도 못한다. 이런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리서치를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일 수도 있다. 조금 더 비약하면 로데이터부터 잘못된 데이터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기 때문에 마케팅리서치 결과는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마케팅리서치는 바로 이 전제조건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러한 특성을 가진 소비자이기 때문에 우리는 어떻게 그들을 이해해야 할까? 바로 거기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다. 어떻게 하면 이런 bias를 최소화할 것인지 방법론적인 고민도 깊어야 하며 결과의 해석에 있어서도 데이터에 의한 일차적인 해석이 아닌 큰 맥락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마케팅리서치에 부정적인 사람들의 대부분은 일차적인 해석을 하는 경우가 많다. “ 저 응답에 저렇게 응답이 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서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가 대부분 하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왜 그런 상식과 다른 결과가 도출되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바로 거기에 통찰이, 문제를 해결할 단서가 숨겨져 있다.

 

마케팅리서치를 아무리 해도 아이폰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알려주지 않는다. 그것은 마케팅리서치 결과가 이야기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를 해석하는 기업이 도출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마케팅리서치를 하면 혁신적인 제품이, 문제의 해결방법이 도출된다고 생각한다. 마케팅리서치는 단서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 단서를 모아서 제품을 개발하고 솔루션을 찾는 것은 본인이 해야 하는 것이다. 그 단서를 찾는데 있어서 마케팅리서치가 물론 유일한 대안은 아니다. 담당자가 이용자의 입장에서 뜯어보고 뜯어봐서 단서를 찾을 수도 있고, 기업내의 전문가들의 브레인스토밍을 통해서 찾을 수도 있다. 다만 이용자들의 다양하고도 깊은 이용행태와 니즈를 살펴보는데 있어서 상대적으로 마케팅리서치가 효율적인 차이가 있을 뿐이다.

마케팅리서치를 하면 대단한 것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이용자들이 왜 그렇게 답했는지 파악하는 것에 큰 관심이 없거나, 내가 제일 잘 알기 때문에 내가 고민하면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마케팅리서치 절대 하지 말기를 추천한다. 돈과 시간의 낭비다. 교과서에서도 마케팅리서치는 첫술과 같다고 서술하고 있다. 첫술에 배부르려고 한다면 너무 욕심 아닐까?

 

통찰이 없어 혁신을 찾기 위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단서라도 원하고, 본인의 아이디어를 발화시키기 위한 자극이 절실하며, 이용자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열정이 가득하다면 마케팅리서치는 분명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파트너가 되어줄 것이다. 물론 마케팅리서치를 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는 것이 몇백배는 중요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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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리서치를 할 때 우리는 수 많은 솔루션들을 갖고 있다. 아주 간단한 질문 구성법부터 아주 고차원적인 통계적인 분석까지 하나 하나의 방법들은 우리에게 최적의 답변을 주기 위해 개발,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재미 있는 것은 방법론에 집착할수록 대부분 그 결과가 훌륭해지기 보다는 복잡도만 증가하는 경우가 많았고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경우가 많다. 곰곰이 그 이유를 생각해 보면 가장 기본인 프로젝의 문제정의가 확실하게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금과옥조 같은 솔루션을 활용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던 것 같다.

통상적으로 마케팅리서치의 과정은 크게 3가지로 구분이 된다. 첫번째가 문제정의, 두번째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의 설계, 세번째가 수집된 데이터의 해석이다. 그런데 우리는 많은 부분 두번째에만 너무 많은 집중을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첫번째 문제정의가 가장 중요하다. , 해당 마케팅리서치를 통해서 답을 해야 하는 문제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정확한 진단, 정의가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방법의 설계, 분석은 프로젝트가 산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현실에서 보면 프로젝트를 의뢰하는 클라이언트부터 문제정의가 잘 이루어지지 못한다. 예전 포맷대로 제안요청을 하고 관행처럼 제안서를 받는다. 리서치회사는 RFQ에 제시된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보다는 비슷한 주제의 제안서를 참고해 또 비슷한 내용을 제안한다. 슬쩍 새로운 방법론으로 그럴 듯 하게 포장해서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라도 클라이언트가 정말 심도 깊게 프로젝트의 배경이나 목적을 잘 설명해주면 모르겠지만 이 또한 건너뛰고 리서치 회사에 설문이나 방법론 등만 잔뜩 요구한다. 리서치 회사는 적극적으로 클라이언트의 상황을 파악하기보다는 수동적으로 요구사항에 대응한다. 결국 누구도 프로젝트의 근본적인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설문이 개발되고 방법론이 적용된다. 그렇다 보니 분석 또한 관행적으로 하게 되고 결과는 클라이언트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서로 문제를 다르게 이해하거나 하나의 합의된 개념으로 이해하지 못하다 보니 보고서가 작성되면 클라이언트는 이런 것이 아니라는 말만 하고 리서치 회사는 요구 맞춰주기 바쁘다. 물론 제대로 맞춰줄 수도 없다.

문제정의가 확실히 되었다면 고난이도의 방법론이 아닌 잘 정리된 질문 하나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문제정의가 잘 되지 않으니 불안해서 자꾸만 이런저런 방법을 다 기웃거리게 된다. 지금 프로젝트 진행이 무엇인가 깔끔하지 않고 불안하다면 대부분 프로젝트의 근원적인 문제정의가 안된 상태에서 진행되는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목표를 모르고 무작정 달리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리고 분석. 예전에 동일한 데이터를 주고 비슷한 경력의 3명의 사람에게 해당 데이터로 보고서를 써보라고 한 적이 있다. 3명에게 주어진 데이터는 완벽하게 같은 형태의 데이터이다. 그렇다면 그 데이터로 쓰여진 보고서도 비슷할까? 전혀 아니었다. 한 친구는 그냥 그 데이터를 그래프화해서 정리한 수준에서 끝났다. 한 친구는 그래프화도 하고 그 데이터를 자신의 배경지식이나 다른 데이터와 엮어서 조금 더 색다른 이야기를 전달해 주었다. 다른 한 친구는 거기서 더 나아가 대안에 대한 답까지 고민했다. 동일한 데이터를 갖고 보고서를 써도 개인에 따라 그 수준은 다르다. (설령 비슷한 경력의 경험을 갖고 있다고 해도) 어쩌면 바로 이 부분이 통찰의 차이가 아닌지 모르겠다. 동일한 현상을 봐도 누구는 그냥 그 현상자체를 보는 사람이 있고 누구는 그 현상의 이면에 숨겨진 의도와 매커니즘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러한 통찰은 다시 문제정의로 연결된다. 즉 숨겨진 의도와 매커니즘을 떠올리는 사람은 문제를 조금 더 정확하게 이해한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항상 현상을 볼 때 그 현상의 원인이 되는 문제를 염두에 두고 생각하고, 평상시에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그 상태에서 현상을 보면 현상의 의미와 대안이 떠오르게 된다. 반면 문제에 대해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보는 데이터는 그냥 숫자일 뿐이다.

물론 방법론은 새로운 의미를 제공해 주고 조금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 더불어 문제를 현실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일 수 있다. 하지만 역시 가장 기본적인 문제정의가 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모두 무용지물이다. 프로젝트 종료 일정이 빠듯하니 기획 단계를 최대한 가볍게 가져가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 또한 없다.

만약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항상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문제정의 단계에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는지 점검해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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