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note'에 해당되는 글 141건

  1. 2018.04.19 68세의 IT 선배님을 보며 든 생각
  2. 2018.04.01 선의만큼 중요한 것이 실력
  3. 2018.03.13 천재를 이기는 방법

68세의 현역 IT인…그가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


회사라는 조직에서 계속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나이가 많고 적음은 크게 상관이 없고 속한 조직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느냐가 유일한 판단의 척도다. 노화로 인해 물리적인 능력 (체력을 포함한)의 퇴화는 확률적으로 가치창출이 어려울 확률이 높다. 그럼에도 68세의 나이에 현역에 계신다는 것은 그 측면에서 계속 관리하고 성장하셨다는 의미이니 충분히 존경받을 가치가 있다. 


그런데 또 이 케이스가 많지도 않고 이렇게 기사화되는 것은 단순히 가치의 생산성 측면 보다 한국적인 조직의 상황에서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어느 나이가 되면 어느 지위에 올라서야 한다던가, 나이 어린 조직장 밑에서 일하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던가, 자신 보다 연배가 위인 선배를 조직원으로 함께 일하는 것은 불편한 일이라던가, 조직의 장은 롤이 아니라 어떤 권력으로 인식하는 것 등등의 것들 말이다. 


이론적으로 나이가 아니라 개개인의 특성과 자질에 따라서 조직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또는 가장 높은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일을 맡게 되는 것이고 이에 따라 롤이 회사 대표일 수도 있고 직책이 없는 팀원일 수도 있다. 결코 모두가 위를 목표로 할 필요도 없고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조직에서 패배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한국적인 조직 상황에서는 이 모든 것이 이론일 뿐, 현실에서는 너무나 낯선 것들이다. 


개인의 조직에 대한 지속적인 가치 창출도 필요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게 이 환경적인 구시대의 폐단들 또한 선결되어야 한다. 어쩌면 우리는 가치 창출을 위한 개인 역량의 성장 보다 어떻게 하면 조직에서 떠밀리지 않고 위로 올라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 더 많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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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방송사고


무엇을 이룬다고 할 때 그 무엇이 선의에 기반을 둔 것이어야 하겠지만 그것을 이룰 수 있는 실력도 중요하다. 실력이 없을 때 선의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고, 오히려 그 선의가 악의가 되어 의도한 것과는 다른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그렇기에 실력이 있다면 악의도 그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멀리 볼 것도 없이 선의에 기반을 둔 노무현 정권의 계속된 실패와 악의에 기반을 둔 과거 10년의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승승장구가 그렇다. 


이야기가 너무 나가기는 했는데 최근 JTBC의 방송사고를 보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다. 그들의 선의는 이 사소한 디테일 들을 놓치면서 폄하되기도 하고 기사, 방송 자체의 기본적인 퀄리티 (편집, 구성 등)의 하락은 방송사 자체의 경쟁력을 좀먹는다. 역시 경험과 더 우수한 인재풀 관점에서 JTBC는 기존 공중파 방송국 대비 객관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니까... 


나의 목표가 선의에 기반을 둔다는 점이 변명이 될 수도 없고 그것이 자기만족의 수단이 되어서도 안된다. 그렇기에 이 세상의 모든 올바른 선의, 좌파는 더 높은 수준의 실력을 요구받을 수밖에 없다. 억울해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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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를 이기는 방법

2018.03.13 00:26 from Life note

http://1boon.kakao.com/changeground/Illktoon1110


28살부터 직장생활을 했으니 대략 14년이 되었다. 그중에 9년 정도는 이 블로그를 보면 알겠지만 마케팅리서치 관련한 일을 했다. 물론 난 마케팅리서치를 정말 좋아했고 아직도 그 일이 내 적성에 꽤 맞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내가 미래를 보았던 세계에서는 그 일의 실효성이 매우 낮았다. 그리고 무책임하게(?) 후방에서 그럴 듯한 훈수를 두는 것보다는 실제 전선에서 포화를 맞고 깃발을 꽂고 싶다는 치기도 있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커리어를 기획자로 변경했다. 


처음 기획 일을 하게 되었을 때 나는 그냥 나이만 찬 신입 기획자에 불과했다. 먼저 시작한 모든 기획자는 당시의 나에게는 천재였다. 결국 나에게 존재했던 것은 직장생활 처음부터 훈련된 엉덩이 파워와 책임감, 그리고 어렵게 세상에 내놓은 내 서비스에 대한 애정이 유일했다. 그나마 이제서야 밥값 정도는 하지 않을까 섣부른 근자감을 갖기는 하지만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만약 내가 처음부터 기획을 했더라면...”이라는 아쉬운 가정을 매번 한다. 그 가정의 반은 그 시간이 있었다면 더 좋은 기획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아쉬움이기도 하고 나머지 반은 경험이 부족한 나 자신에 대한 변명이기도 했다. 썩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물 앞에서, 나보다 훨씬 좋은 판단을 하는 이들을 보면서 여전히 난 많이 낙담하고, 동경한다. 


이현세의 이야기는 매우 꼰대스럽다. 왜 꼭 그렇게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고 이루어야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꾸준히 나아가는 것에 대한 가치는 결코 폄하되어서는 안되고 천재가 아닌 이들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무기라는 점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모차르트 앞의 살리에르 처럼 천재만 바라보다 영혼마저 병들지 말고 모차르트 따위는 잊고 살리에르의 음악을 하면 된다. 모든 사람들이 살리에르의 음악을 모차르트의 음악보다 높게 평가하겠지만 상대적인 우위가 아니라 과거의 자신과 비교한 절대적인 진화만을 생각하면 된다. (물론 실제 역사를 보면 살리에르는 베토벤, 슈베르트, 리스트  등의 레전드을 키워냈으니 그만의 길을 찾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길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이고 또 그 길들은 결국 하나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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