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13'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8.03.13 천재를 이기는 방법

천재를 이기는 방법

2018.03.13 00:26 from Life note

http://1boon.kakao.com/changeground/Illktoon1110


28살부터 직장생활을 했으니 대략 14년이 되었다. 그중에 9년 정도는 이 블로그를 보면 알겠지만 마케팅리서치 관련한 일을 했다. 물론 난 마케팅리서치를 정말 좋아했고 아직도 그 일이 내 적성에 꽤 맞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내가 미래를 보았던 세계에서는 그 일의 실효성이 매우 낮았다. 그리고 무책임하게(?) 후방에서 그럴 듯한 훈수를 두는 것보다는 실제 전선에서 포화를 맞고 깃발을 꽂고 싶다는 치기도 있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커리어를 기획자로 변경했다. 


처음 기획 일을 하게 되었을 때 나는 그냥 나이만 찬 신입 기획자에 불과했다. 먼저 시작한 모든 기획자는 당시의 나에게는 천재였다. 결국 나에게 존재했던 것은 직장생활 처음부터 훈련된 엉덩이 파워와 책임감, 그리고 어렵게 세상에 내놓은 내 서비스에 대한 애정이 유일했다. 그나마 이제서야 밥값 정도는 하지 않을까 섣부른 근자감을 갖기는 하지만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만약 내가 처음부터 기획을 했더라면...”이라는 아쉬운 가정을 매번 한다. 그 가정의 반은 그 시간이 있었다면 더 좋은 기획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아쉬움이기도 하고 나머지 반은 경험이 부족한 나 자신에 대한 변명이기도 했다. 썩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물 앞에서, 나보다 훨씬 좋은 판단을 하는 이들을 보면서 여전히 난 많이 낙담하고, 동경한다. 


이현세의 이야기는 매우 꼰대스럽다. 왜 꼭 그렇게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고 이루어야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꾸준히 나아가는 것에 대한 가치는 결코 폄하되어서는 안되고 천재가 아닌 이들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무기라는 점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모차르트 앞의 살리에르 처럼 천재만 바라보다 영혼마저 병들지 말고 모차르트 따위는 잊고 살리에르의 음악을 하면 된다. 모든 사람들이 살리에르의 음악을 모차르트의 음악보다 높게 평가하겠지만 상대적인 우위가 아니라 과거의 자신과 비교한 절대적인 진화만을 생각하면 된다. (물론 실제 역사를 보면 살리에르는 베토벤, 슈베르트, 리스트  등의 레전드을 키워냈으니 그만의 길을 찾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길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이고 또 그 길들은 결국 하나로 만난다. 




Posted by honeybadger 트랙백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