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 I stand for you

2018.10.31 00:47 from Life note

그러니까 97년도 겨울이었다. 96년 크리스마스에 노동법 날치기 통과라는 이슈로 매일 같이 종로 거리에서 가두투쟁을 하던 그 즈음. 매일 최루탄 맞고 붙어 다니다 보니 지금의 와이프와 묘한 무엇이 생겨났고, 아! 요즘에는 이걸 썸이라고 하지. 춥고 힘들고 시위도 거칠어서 나가기 싫은 날도 있었지만 와이프가 걱정되어 그럴 수 없었다. 글로 쓰니 창피하네. 하여간 그랬다. 


그리고 둘의 공통적인 관심사가 바로 마왕이었다. 와이프님은 집에 해철이형이랑 찍은 사진도 있더라. HOT나 젝키가 아니라 해철이형을 애정했다는 점도 꽤 마음에 들었다. 그 즈음에 해철이형은 마왕까지는 아니고 치기어린 청년에서 다소 거칠어져 갔던 형이라고 할까? 음악도 너무 메탈로 가고 난해해져 조금은 이전 그의 음악이 조금은 그리웠던 것 같다. 그런 와중에 97년 2월에 발매된 곡이 바로 here i stand for you 였다. 이 소름끼치도록 오그라드는 노래를 진지 100%로 불러내다니... 발매되던 날 바로 앨범을 사고 CD 플레이어를 스피커에 연결해 틀고 전화기로 당시 여자친구 였던 와이프님에게 전곡을 들려줬다. 그걸 들려주는 나도, 듣고 있던 와이프님도... 여튼 그때 우리는 그랬다. 


지난 토요일은 해철이형이 떠난지 4주기가 되던 날이었다. 캠핑을 가서 이 곡을 듣고 같이 그를 이야기 하니 우리의 시작도 그리고 그도 참 그립더라. 


https://youtu.be/xdBXn_Hi51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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