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의 권력

2018.01.12 00:53 from Web Note

http://itviewpoint.com/221130150923


편집자의 가장 큰 미덕은 절대 다수의 관심과 기호를 살펴 그에 부합하는 것으로 의제를 설정하고 배열하는 것이다. 미디어가 일대다수를 대상으로 하던 시절, 다수를 하나가 이끌어 가던 시절에는 이 편집의 힘이 더 컸다.  이 이유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첫째는 각 개인의 기호를 알기는 힘들지만 대중의 기호는 어느 정도 읽을 수 있었다는 점, 둘째는 유일한 전파자라는 지위, 권력을 이용해 다수의 기호를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두가지는 다른 이야기 같지만 또 같은 이야기이다. 


그런데 세상이 바뀌고 편집이라는 이 두가지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측면의 딜레마에 봉착했다. 이제 쉽게 각 개인의 기호를 쉽게 알 수 있게 되었고 이를 토대로 다수가 아니라 각 개인을 만족시켜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더불어 편집은 아젠다 설정을 통한 기호 조작의 힘을 갖고 있기에 정치적 공격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전문적인 미디어 집단이 아닌 네이버 같은 포털에게는 갖고 있어봤자 좋을 힘이 아니다. 그리고 여기에 AI로 쉽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기술의 발전(?) 또는 유행(?)이 시작되었다. 이상황에서 "AI를 통해 각 개인의 기호에 맞는 기사와 콘텐츠를 추천함으로써 새시대에 맞게 편집의 개념을 바꾸고 그것으로 인해 정치적 공격에서 자유로워진다."는 방향은 이론적으로 매우 옳다. 


재미있는 것은 네이버, 다음 모두 사람이 편집을 하던 시절에 조금 더 편집권을 내려놓고, 적어도 양적은 측면에서라도 객관을 유지했던 네이버가 훨씬 더 많은 정치적 공격을 받았다. 결국 이 부분에서는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영향력에 비례해 비판받을 수 밖에 없다. 이 부분도 조금 더 빠르게 네이버가 AI 또는 알고리즘을 통한 추천을 시도할 수 밖에 없는 원인 중에 하나 일 것이다. 


아직까지 AI 또는 알고리즘을 통한 개인화된 추천이 과거의 편집 시절보다 각 개인에게 더 높은 만족도를 주기는 힘들다는 생각이다. 알고리즘의 문제라기 보다는 개인들의 기호가 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점(한국은 더더욱 그렇고), 마찬가지로 생산되는 기사와 콘텐츠 또한 변별력이 없다는 토양의 문제가 더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비전문가로서 잘 몰라서인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추천 알고리즘 이라는 것도 꽤 진보된 것 같지도 않고...


그럼에도 어차피 이 방향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전환해서 노력하는 것이 답이겠지... 그럼에도 왜 네이버는 그토록 강력한 기능적 선호를 갖는 것 만큼 팬층이 없는 것인지? 이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궁금하기는 하다. 

Posted by honeybadger 트랙백 0 : 댓글 0